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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범죄와의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초호화 캐스팅, 명대사, 솔직한감상평

by 폭포수커브다 2023. 3. 12.

여기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지만 개봉과 동시에 새로운 역사를 쓴 영화가 있다. 이 영화를 시작으로 대한민국 한국영화계는 하정우앓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먼 훗날 "삼천포" 탄생을 위한 시작점이었으며, 드라마 "시그널"을 위한 예행연습이 되었다.

초호화 캐스팅

영화 범죄와의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는 2012년 개봉하였다. 당시 신인감독이었던 윤종빈감독의 두 번째 상업영화 작품이었고 그 전작인 "비스티 보이즈"의 흥행실패로 이 영화에 대한 기대와 불안이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또한 감독의 첫 번째 작품인 "용서받지 못한 자"가 흥행과는 별개로 평가가 굉장히 좋아서 더 많은 부담이 되었을 것이다. 앞선 두 번의 작품에서 그러했듯이 이번에도 윤종빈 감독은 중앙대 동문이자 절친한 사이인 하정우(최형배)를 영화의 주인공으로 섭외를 하였고 상대배우로는  충무로 최고의 연기파 배우인 최민식(최익현)이 들어오게 된다.. 그리고 하정우(최형배)와 서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는 반대파 조직의 보스로 조진웅(김판호)이 맡게 되었고, 이들을 소탕하기 위한 검사역할에는 곽도원(조범석)이 출연이 결정되면서 영화의 긴장감이 한층 더 증진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하였다. 또한 최민식(최익현)의 매제역할에는 마동석(김서방)이 출연하여 영화의 장르상 무거울 수밖에 없는 장면에 그 무게를 덜어줄 수 있는 역할을 잘 수행하였다. 그리고 김성균(박창우)이 하정우(최형배)의 부하로 나와 마동석(김서방)과는 반대로 극 중에 긴장감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인상적인 연기를 펼침으로서 영화가 훨씬 더 다채로운 분위기를 낼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이 영화는 개봉당시에만 해도 초호화캐스팅이라고는 볼 수 없었다. 최민식은 당시에도 자타공인 최고의 배우로 자리 잡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하정우는 추격자 이후 아직 완벽하게 자리 잡았다고는 볼 수 없는 라이징스타에 가까웠고, 조진웅이나 마동석은 연기력 있는 배우 정도로 검증이 되었는 상황이었고, 김성균이나 곽도원은 영화계에서는 무명에 가까운 배우들이었다. 실제로 김성균은 다큐멘터리영화 "577 프로젝트"에 출연하여 이 영화 출연 전까지 생활고에 시달렸다는 것을 고백하면서(특히 아버지로서 어린 아들에 대한 뭉클한 마음을 많이 보여주었다.) 영화를 포기할 뻔했다는 말을 하였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하진 않았지만 청주 mbc아나운서, mbc기상캐스터 등의 독특한 이력을 가진 김혜은(여사장)이 나이트클럽 여사장으로 출연하였으며, 각종 영화에 꾸준한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는 권태원(허서장), 김종구(조계장) 등이 출연하면서 영화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이 완성되는 모습이다. 영화는 하나의 오케스트라이고 감독은 지휘자라고 볼 때 좋은 배우를 알아보고 그 배우를 적절하게 캐스팅하는 것은 전적으로 감독의 역량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영화가 크게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전적으로 윤종빈감독의 개인적인 역량이 아닌가 생각한다.  

명대사

흥행이 성공한 영화라 치더라도 극 중 명대사는 지금도 회자될 만큼 굉장히 많다. 대표적으로는 최민식(최익현)이 관세직공무원에서 사업가로 변신하여 성공한 후 조진웅(김판호) 폭행건으로 체포되어 경찰서에 왔을 때 있었던 장면이다. 본인의 위상과 지위를 과시하기 위해 자신을 체포한 경찰에게 "느그 서장 남천동 살재? 내가 인마 느그 서장하고 인마 어저께도 같이 밥 묵고 싸우나도 같이가고 마 다했으" 라고 말한다. 실제로 경찰은 기세등등한 최민식(최익현)에게 기가 눌려 더 이상 대응을 못하게 된다. 또한 다른 장면에서는 하정우가 다방레지의 중요부위를 잡으면서"살아있네?"라는 대사는 극 중 김성균(박창우)이나 최민식(최익현), 조진웅(최익현)이 따라 할 정도로 중독성 있는 대표적인 명대사이다. 또한 극 중 최민식(최익현)을 향해 하정우가 부르는 호칭이자 이 영화의 마지막 대사이기도 한 "대부님"은 하정우 특유의 중저음 목소리에 영화가 가지고 있는 분위기가 같이 어우러져 극 중 어떤 상황에서 이 호칭을 부르냐에 각기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 이외에도 영화의 배경이 되는 도시인 부산 특유의 분위기와 그 지역 사투리가 잘 어우러져 평범한 사투리 대사임에도 관객들이 오랫동안 곱씹고 웃을 수 있게 할 수 있는 것들이 극 중 상당히 많이 보인다. 한마디로 영화 장면 하나하나 대사 하나하나가 나중에 돌이켜 보았을 때 "그렇게 말했었지"라고 한번 더 생각할 수 있게 한다. 그 때문에 일부러 찾아서 보지는 않을지 몰라도 케이블방송등에 방영을 하게 되면 쉽게 채널을 돌릴 수 없는 매력을 지닌 영화라고 볼 수 있다.

솔직한감상평

분명 재밌는 영화이다. 1980년대부터 1990년대를 넘어오는 과정에서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잘 묘사되어 있고 그 안에서 극 중 인물이 어떻게 인생을 살아왔는지도 잘 드러나 있다. 또한 앞서 이야기했듯이 배우들의 캐스팅이 정말 잘 이루어져서 누구 하나 어색한 연기 없이 각자 맡은 역할을 잘 수행하여 영화에 몰입하는데 크게 무리가 없다. 대사가 가지고 있는 맛을 요소마다 잘 살리면서도 전체적인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도 끊김 없이 부드럽게 진행이 된다. 마치 정말 숙련된 세프가 운영하는 하는 레스토랑에 방문하여 코스요리를 먹는 느낌이다. 재료 하나하나 다 특유의 맛과 향을 내면서 그 안에서도 과하지 않게 균형도 잘 잡혀 있고 그 와중에 한두 개는 강하고 매력적인 맛과 향을 뽐낸다. 또한 여러 번 보아도 크게 질리지도 않고 자꾸 영화 속에서 감독이 의도한 또 다른 디테일을 찾고 싶게 하는 매력도 있다. 실제로 이 영화를 수십 번도 넘게 볼만큼 아직도 이 영화는 내 마음속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최근 최민식이 열연하고 있는 드라마 "카지노"가 인기리에 방영이 되고 있다. 극 중에서 최민식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가끔 기시감처럼 최익현이 겹쳐 보일 때도 있다. 물론 배우가 모든 캐릭터를 다 다르게 표현할 수는 없겠지만, 나에게는 이 영화가 내 뇌리에 각인된 느낌이 강렬해서 그런 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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